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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니 ∙ 개미 ∙ 장미의 공통점은? 태풍 이름의 유래
2018.09.03. KB손해보험
최근 태풍 ‘솔릭’이 우리나라를 거쳐가면서 많은 분들이 태풍에 관심을 가지게 됐습니다. 태풍은 매년 약 2~30개가 발생하고 그중 3~5개가 우리나라에 직 ∙ 간접적인 영향을 미치는데요. 그런데 ‘솔릭’처럼 태풍에게는 고유한 이름이 있습니다. 솔릭은 ‘전설 속의 족장’이란 뜻을 가지고 있는데요. 예전에 우리나라에 큰 피해를 줬던 태풍에도 ‘매미’, ‘루사’, ‘볼라벤’과 같은 이름이 붙여져 있었죠. 이런 태풍의 이름은 어떻게 붙여지는 걸까요?
최초의 태풍 이름은 싫어하는 정치인 이름?
태풍은 한 번 발생하면 일주일 이상 지속되는데, 경우에 따라서는 여러 개의 태풍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도 우리나라에 태풍 ‘솔릭’이 영향을 주는 동안 일본에는 태풍 ‘시마론’이 영향을 끼치기도 했죠. 이처럼 동시다발적으로 여러 개의 태풍이 발생한 경우 태풍 예보를 혼동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이름을 붙이게 됐습니다.
처음으로 태풍에 이름을 붙인 것은 호주의 예보관이었는데요. 이들은 당시 태풍에 자신들이 싫어하는 정치인의 이름을 붙였습니다. 만약 싫어하는 정치가의 이름이 ‘토마스’라면 “현재 토마스가 태평양 해상에서 헤매고 있는 중입니다” 또는 “토마스가 엄청난 재난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습니다”이런 식으로 태풍 예보를 하며 간접적으로 정치인을 디스(?)하기도 한 셈이죠.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군에서 공식적으로 태풍에 이름을 붙이기 시작했는데요. 이때 예보관들은 태풍이 큰 피해를 입히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자신의 아내나 애인의 이름을 사용했습니다. 이를 계기로 1978년까지는 태풍 이름이 여성이었다가 이후 남녀를 번갈아 사용하게 됐습니다.
태풍 이름에 한글 이름이 많은 이유
북서 태평양 지역에 발생하는 태풍의 이름은 지난 1999년까지는 괌에 위치한 미국 태풍합동경보센터에서 정한 이름을 사용해 왔습니다. 하지만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민들에게 태풍 관심도를 높이고 태풍 경계를 강화하기 위해 지난 2000년부터는 우리나라 ∙ 북한 ∙ 일본 ∙ 중국 ∙ 태국 등이 가입된 태풍위원회에서 이름을 정하고 이름도 회원국의 고유한 이름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태풍 이름은 회원국들이 각 국가별로 10개씩 제출한 140개가 28개씩 5개 조로 편성되고 1조부터 5조까지 순차적으로 붙여집니다. 140개를 모두 사용하고 나면 1번부터 다시 사용됩니다. 태풍 이름에는 한글 이름이 많은 편인데요. 우리나라와 북한이 각각 10개씩 제출했기 때문이죠. 우리나라는 ‘개미’, ‘나리’, ‘장미’, ‘미리내’, ‘노루’, ‘제비’, ‘너구리’, ‘고니’, ‘메기’, ‘독수리’ 등의 이름을, 북한은 ‘기러기’, ‘도라지’, ‘갈매기’, ‘매미’, ‘메아리’, ‘소나무’ 등의 이름을 제출했습니다.
피해를 많이 입힌 태풍 이름은 퇴출된다?!
그런데 이렇게 정해진 태풍 이름이 폐기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태풍이 큰 피해를 입힌 경우 같은 피해가 또다시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해당 태풍 이름은 다른 이름으로 대체하는데요. 지난 2003년 우리나라에 큰 피해를 줬던 태풍 ‘매미’는 ‘무지개’라는 이름으로 교체되었습니다.
우리가 무심코 지나쳤던 태풍에 이름에도 재미있는 사연이 숨어 있었습니다. 최근 제21호 태풍 ‘제비’가 발생해 우리나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의주시 중인데요. 계절의 변화를 알려주는 제비, 그 이름대로 부디 큰 피해 없이 시원한 가을 소식을 알려주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