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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17

[인슈N이슈] 재즈를 타고 나타난 경제 트렌드, ‘긱 이코노미’ 그리고 ‘인슈테크’

자유롭게 튕기는 악기에서는 저마다의 음률이 쏟아진다. 낭만적인 분위기는 무대를 넘어 관객석까지 흐르고, 흐름이 끊기지 않고 하나의 작품이 될 수 있도록 연주자는 연주에 더욱 집중한다. 과거 미국의 재즈 공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 풍경에는 훗날 경제 신조어를 탄생시키는 데 영향을 준다. 공연장 주변에서 필요에 따라 연주자와 일회성 계약을 맺고 무대에 오르는 형태를 지칭하는 ‘긱(Gig)’이라는 표현은 현대 경제(Economy)와 만나 새로운 의미로 재탄생했다. ‘긱 이코노미’란, 단어의 유래에서 알 수 있듯이 단발적이고 즉각적인 경제 활동을 가리킨다. 합리적인 가격의 숙소를 찾는 많은 여행객이 찾는 숙박 공유 서비스 에어비앤비(Airbnb), 교통수단에 대한 생각의 전환을 보여준 우버(Uber)가 이에 해당한다.

누구에게나 열려 있고,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고객의 요구에 따라 성사되는 온라인 기반의 거래인 긱 이코노미는 온디맨드 경제(On-Demand Economy)의 일종이다. 한편, 폐쇄적이고 일방적인 기존의 서비스 환경에 답답함을 느끼던 소비자들은 온디맨드 경제를 환영했다. 자연스럽게 이를 수행하는 노동의 수요가 함께 늘어났고, 긱 이코노미가 새로운 노동 트렌드로서 부상하게 된다. 상시로 꾸려지는 재즈 공연에서의 재주 연주자처럼 온디맨드 서비스에서 활동하는 이들은 긱 근로자로 칭하며, 기존의 고용 형태에서는 임시직, 계약직, 프리랜서 등으로 분류된다.

온디맨드 경제와 손을 잡고 시작한 긱 이코노미는 거의 모든 상품군에서 서비스를 개시할 수 있다는 자유로움이 무기이다. 거래 총액이 작은 서비스부터 큰 서비스까지 단점을 보완해 주는 것이 그 이유이다. 수요가 많고 일상적인 서비스는 그만큼 수요와 공급이 활발하게 일어나며 고가의 서비스 경우에는 공급자가 서비스 유지 비용을 들이지 않아 전체적인 가격이 낮아져 결과적으로 소비자에게 이득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보험 서비스가 흥미롭다. 이를 언급하기 위해서는 먼저 온디맨드 업체와 이를 이용하는 소비자 모두에게 도사리는 위험요소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가령, 홈쉐어링 서비스인 에어비앤비의 경우, 집을 제공한 주인은 게스트가 머무르는 동안 발생할 수 있는 재산 훼손에 대한 걱정을 무시할 수 없다. 한편, 차량을 공유하는 카풀 서비스를 이용하는 이들은 자동차 보험 적용 범위에 대해 혼란을 느끼게 된다. 즉, 온디맨드 경제에 도사리는 위험을 상쇄하기 위한 보험 상품이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되는 것이다. 온디맨드 그리고 긱 이코노미의 시대에서의 보험은 불안정한 신뢰 관계와 비용적 손해의 사각지대를 메꾸는 열쇠의 역할을 한다.

발 빠르게 움직인 업체들의 사례를 보자. 미국의 온디맨드 전문 보험 업체 ‘슬라이스(Slice)’는 숙박공유, 차량공유 서비스에 대한 보험 상품을 다룬다. 집을 제공하는 호스트는 전용 애플리케이션에서 절도, 도구 과사용, 재산 손실, 해충 등을 보장하는 보험 상품에 가입할 수 있다. 또 다른 영국의 스타트업 ‘쿠바(Cuvva)’는 장기, 단기 그리고 면허를 습득하기 위해 자동차 운전을 연습하는 시간의 위험을 보장하는 초단기 보험 상품을 내놓았다. 온디맨드, 긱 이코노미와 결합된 보험은 지역 특징과 보호물 특성에 맞춘 개성적인 상품으로 날개를 달기도 한다. 중국의 ‘핑안(平安)보험’은 식중독에 대비하는 ‘식충이 여행보험’을, 미국의 스타트업 ‘슈어(Sure)’는 비행기로 여행을 떠나는 동안에만 한시적으로 적용되는 단기 보험을 스마트폰으로 가입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했다. 슈어는 이러한 ‘저스트 인 타임(just-in-time)’ 형태의 보험을 ‘Episodic Insurance’라고 지칭한 바 있다.

긱 이코노미, 온디맨드 경제가 보험과 맞물렸을 때 생겨나는 다양한 상품은 눈길을 끌기에 충분하다. 그리고 여기에 인슈테크라는 개념까지 더해지면 4차 산업혁명에 어울리는 보험의 혁신을 엿볼 수 있다. 핀테크의 한 부류인 인슈테크는 보험(Insurance)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이 보험에 적용되는 경우를 일컫는다. 미국 최대의 온라인 자동차보험 비교 사이트 ‘인슈리파이(Insurify)’는 인공지능 보험료 조회 서비스를 제공한다. 차량 번호판을 찍어 전송하는 것만으로도 적합한 보험 상품을 추천하는 서비스로, 보험 설계사의 역할을 인공지능이 해내는 것이다.

물론 긱 이코노미, 온디맨드 경제 그리고 인슈테크로 이어지는 경향에도 부작용과 우려는 존재한다. 양날의 검이 되는 긱 근로의 고용 불안정성과 인슈테크 기업 대부분 스타트업이라는 게 대표적이다. 그렇다면, 아직 걸음마 단계인 국내 보험업계가 가야 할 방향은 어디일까? 고객이 특별한 계기로 말미암아 필요로 하는 상품의 개발과 지속 가능한 서비스를 위한 노력, 데이터 분석 및 활용이 필수적이다. 독특한 아이디어를 가진 스타트업과 협업하여 새로운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한편, 핀테크 스타트업의 성장을 도모하고 있는 KB금융그룹은 ‘㈜공감랩’, ‘㈜에잇바이트’를 추가 선정하며 총 22곳의 핀테크 기업 투자를 약속했다. KB는 계열사가 추진하는 사업에 핀테크 스타트업의 혁신적 기술을 접목해 이용자들에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