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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 손해보험 insight
2019/05/17

이유문 KB손보 계리본부장 “IFRS17 발빠른 대비, 시스템 개편 완벽하게 끝낼 것”

'이유문 KB손보 계리본부장,
IFRS17 관련 아주경제 인터뷰

– 2022년부터 부채평가 ‘원가’서 ‘시가’ 평가 전환
– 2015년부터 IFRS17 도입 마스터플랜 수립 나서

– 계리시스템 구축…연내 회계ㆍ관리 시스템 변경
– 업계 과당경쟁 지양…3중 리스크 관리체계 운영

KB손해보험은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17) 대비 부문에서 그 어느 경쟁사보다도 발빠르게 움직였다. 그 누구도 IFRS17에 신경을 쓰지 않던 2015년 국내 보험업계에서 처음으로 ‘IFRS17 도입 준비 마스터플랜’ 수립에 착수했다.

2017년 2월에는 손보업계 최초로 계리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KB손보가 경쟁사보다 한 발 앞서 IFRS17 대비를 시작할 수 있었던 것은 이유문 계리본부장(상무)의 공로가 적지 않다. 또 CEO인 양종희 사장도 이른 시기부터 IFRS17 대비에 관심을 기울인 덕이다.

KB손보의 IFRS17 준비를 이끌고 있는 이 상무는 “2015년 말부터 우리는 마스터플랜을 만들기 위해 움직임을 시작했다”며 “그때는 대부분 보험사도 그렇고 우리 직원들도 IFRS17이 무엇인지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모르는 상황이라 일단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계획부터 세우기 위해서였다”고 말했다.

IFRS17은 보험부채 회계처리에 대한 국제적 기준이다. 2022년 IFRS17이 국내에 시행되면 보험부채 평가 방식이 현행 원가평가 방식에서 시가평가 방식으로 변경된다. 이 경우 보험사는 판매한 보험 상품에 대한 부채평가를 수시로 산출·검증해야 하는 탓에 계리·회계·경영·영업 등 대부분 시스템을 전면 개편해야 하는 상황이다.

남보다 한 발 앞서 IFRS17 도입 대비를 시작한 KB손보는 한 발 앞서 결과물을 만들어내고 있다. KB손보는 2016년 초에 마스터플랜을 완성했고, 그에 따라 준비를 시작했다. 2017년 계리 시스템 구축을 위한 작업도 그 일환이다.

당시 손보업계에서는 준비가 빨랐던 KB손보가 선택한 컨설팅 회사와 계리소프트웨어가 무엇인지가 초미의 관심사였다. 앞으로 IFRS17을 준비해야할 손보사 입장에서 선두주자인 KB손보가 일종의 시금석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현재 KB손보는 1차적인 계리 시스템 구축을 마무리하고 2차 회계·경영관리 시스템 변경을 진행하고 있다. KB손보를 제외한 대부분 손보사가 계리 시스템과 동시에 회계·경영관리 시스템 변경을 진행하는 것과 상당한 차이가 있다. KB손보는 준비를 서둘러 시작한 덕에 계리 시스템 구축을 마무리하고 혹시나 있을지 모를 문제점을 점검한 후 다른 시스템 변경에 착수한 것이다.

이 상무는 “단순히 시스템 만드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실제로 믿을 만한지 검증을 해야 옳지 않겠느냐”며 “저희는 준비를 일찍 시작한 덕에 시스템이 정확한지 검증하는 시간도 가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당초 2021년으로 예정됐던 IFRS17 도입이 1년 연기된 것도 이 같은 검증을 위해 호재라는 생각이다. 올해 말 2차 회계·경영관리 시스템 변경을 마무리하고 내년 한 해 동안 IFRS17 대비를 위해 종합적인 검증을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이 상무는 최근 금융권 일각에서 이야기되는 ‘IFRS17 충격이 예상보다 적을 것’이라는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가 발표한 IFRS17 기준서 내용을 살펴보면 준비를 소홀히 한 보험사는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지금의 원가평가 방식을 시가평가로 전환하겠다는 IFRS17의 본질은 변하지 않았다”며 “시가평가가 도입되면 원가평가보다 부채가 증가하는 회사도 있겠지만, 부채는 증가하지 않더라도 부채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는 것은 불가피하다는 점은 이미 다 알려진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최근 손보업계의 과다한 경쟁도 IFRS17 도입 대비 측면에서는 좋지 않다고 진단했다. 최근 손보사들이 경증치매로 보장을 확대한 치매보험을 경쟁적으로 출시하고 있는 것이 일례다. 보험연구원 등은 증상이 가벼운 경증치매 보장이 보험사기에 악용되거나 보험금 분쟁이 발생할 소지가 크다며 우려하고 있다. 이 경우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이 늘어나 IFRS17 도입 이후 보험부채로 급격히 늘어날 소지가 있다.

2016년 단돈 35억원에 팔린 한국 알리안츠생명(현 ABL생명) 본사 사옥의 장부가격은 1800억원 이상이었다. 당시 적자를 기록하긴 했으나 회사 가치를 따져보면 적어도 수백억원의 가치가 있다는 계산이 나왔다.

그럼에도 알리안츠그룹은 손절매를 단행했다.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이후 대규모 자본이 증발할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었다.

국내 보험업계서도 대규모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생보사는 그동안 주력으로 판매했던 저축성 보험을 더 이상 판매하기 어려워지면서 성장 한계에 직면했다. 과거처럼 고금리를 약속할 경우 대규모 책임준비금까지 미리 적립해야 하는 탓이다.

장기보험을 성장 동력으로 삼아온 손보사도 상황이 다르지 않다. 종전처럼 80‧100세 만기 상품을 팔았다가는 리스크 관리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이는 IFRS17 도입을 앞두고 국내 보험업계 전반에 나타나고 있는 변화다. 간단히 보면 IFRS17은 보험부채 회계처리에 대한 국제적 기준이다. IFRS17이 시행되면 보험부채 평가 방식이 현행 원가평가 방식에서 시가평가 방식으로 변경된다.

그러나 위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IFRS17은 단순한 회계기준 변화에 그치지 않는다. 지금까지의 방식을 고집하면 회사가 휘청거릴 수도 있는 책임준비금을 쌓아야 하는 탓에 보험 상품 구조부터 바뀔 수밖에 없다. 이는 영업 방식이나 조직 체계의 변화를 부른다.

결국 보험 상품의 설계부터 자본건전성 평가까지, 보험 산업의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전면적인 개혁이 불가피하다. 보험 산업의 패러다임이 뒤바뀌는 셈이다.

문제는 보험사들이 패러다임 전환에 대비할 만한 시간이 많지 않다는 점이다. 제도 도입 1년 전까지 관련 시스템을 완성해야 하는 보험사 입장에서는 실제 준비 기간이 2년도 채 남지 않았다. 이 기간 대규모 변화에 대비하지 못한다면 업계 1위 대형 보험사도 문을 닫을 수 있다는 관측마저 나온다.

이 상무는 “최근 손보사가 너무 급격히 성장하는 것 같아 우려되는 측면이 있다”며 “성장폭이 크면 그만큼의 리스크가 늘어나는 것이 보험업”이라고 말했다.

KB손보는 IFRS17 대비뿐 아니라 전반적인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적지 않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KB손보는 리스크 관리 체계를 지급여력비율(RBC), 내부모형, 그룹 내부자본(Internal Capital) 등 3중 체제로 운영하고 있다. 특히 보험‧금리‧자산리스크 측정을 위해 내부모형 구축을 완료한 점이 눈에 띈다.

이 상무는 1988년부터 보험업에 투신해 32년 동안 계리부문의 역량을 쌓은 전문가다. 삼성생명 선임계리사·계리팀 상무 등을 역임했으며 2014년부터는 KB손보 계리본부를 이끄는 동시에 선임계리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출처 : 아주경제 5월 17일 기사 (윤동 기자)
※기사원문
1) https://www.ajunews.com/view/20190515080513100
2) https://www.ajunews.com/view/201905150910421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