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트렌드

AR(증강현실) 동향 및 보험업의 활용사례

2020.07.14. KB손해보험

 

“한 번도 안 해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해본 사람은 없다”라는 이야기를 할 때가 있습니다. 보통 새로운 음식이나 처음 가보는 장소 또는 해보지 않았던 활동을 처음 경험했을 때 이에 대한 익숙함을 느끼며 또 시도하는 경우에 사용하는 말입니다.

사람들은 익숙한 것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한 번도 접해보지 않았던 것에 호기심을 느끼기도 하지만 이를 일상생활에 적용하게 될 때에는 저항감을 가지기도 합니다. 가령 출퇴근 시간에 도로가 막혀도 익숙한 길로만 가려고 하거나 도서관에 가면 항상 같은 자리에 앉으려 합니다. 이러한 심리 때문에 기업은 광고를 하고 새로 개업한 식당은 시식 이벤트를 하며, 화장품 가게는 샘플을 많이 줍니다.

새롭게 등장하는 기술이 소비자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게 되고, 이러한 경험은 쉽게 수요로 연결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특히 4차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인 VR(가상현실), AR(증강현실) 기술은 나날이 발전하여 의사소통과 여러 활동의 매개체로 자리잡아 우리의 일상을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1. 실생활과 가까워진 AR

‘VR’은 가상이라는 뜻의 ‘Virtual’과 현실이라는 뜻의 ‘Reality’를 혼합한 말입니다. 컴퓨터로 만들어 놓은 가상 세계에서 실제 같은 경험을 하고 상호작용할 수 있는 기술을 의미합니다. 시각, 청각, 촉각, 미각, 후각의 오감과 균형감각 등 다양한 감각을 자극하여 현실 세계와 실질적으로 같은 공간을 만들어내는 기술이며, 현재는 특히 시각적인 요소에 많은 비중이 실려 있습니다.

최근 VR보다 뜨거운 관심을 받는 기술이 ‘AR(증강현실: Augmented Reality)’입니다. VR은 HMD(Head Mounted Display)라는 기계를 사용하기 때문에 눈 앞의 영상은 360도로 볼 수 있더라도 외부 환경과는 단절되는 단점이 있습니다. 반면에 AR은 스마트폰 같은 IT 기기를 사용하여 현실 세계에 가상의 이미지를 합해서 보여주는 기술입니다.


<애플의 AR글래스 가상 이미지, 자료 : iDROPNEWS, Martin Hajek>

실제 환경에 가상 정보를 추가로 제공함으로써 몰입감을 크게 높일 수 있으며, 다양한 분야에 응용이 가능한 기술입니다. VR과 AR기술이 발전하여 마치 영화에서 보던 것처럼 콘택트렌즈나 안경을 써서 현실과 가상이 융합되는 MR(융합현실: Mixed Reality) 기술이 VR과 AR 이후의 로드맵입니다.

 

2. AR로 달라지는 생활

(1) 교통 분야

자동차의 전면 유리창에 가야 할 길 위로 색상을 입혀주거나 화살표를 나타내고 속도를 표시하고 경고를 나타내는 등 운전자의 시야각에 맞추어 보여주는 기술이 개발되어 곧 상용화될 예정입니다. 자동차를 정비할 때 각 센터의 정비사가 AR헤드셋을 쓰면 전문 엔지니어가 원격으로 실시간 업무를 지원하게 되는데, AR헤드셋에 기술 지침이나 회로도 등의 정보가 실제 차량에 투사되는 방식입니다.


<증강현실을 활용한 자동차 원격정비, 자료 : BMWBLOG>

(2) 쇼핑 분야

가구나 가전제품을 사기 전에 가상으로 배치해보고 기능도 체험해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는 빈 공간에 스마트폰으로 가구를 배치해보고, 냉장고의 문을 열어보거나 소파의 등받이를 조절해보면서 기능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옷을 사려고 할 때에는 직접 입어보지 않더라도 옷가게 전면에 설치된 디스플레이를 통해 착용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3) 의료 분야

과거에는 실제 동물의 사체나 연구용으로 기증된 인체를 해부했어야 하나, 의료인의 교육도구로 AR을 활용하면 인체 부위별 해부 정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환자의 CT결과를 기반으로 디지털 궤적을 수술 부위에 겹쳐서 수술 중 필요한 지시나 정보를 제공하면 의사가 정보 확인을 위해 시선을 돌리지 않고 수술에 집중이 가능합니다.

(4) 교육 분야

AR 기술이 가장 기대되는 분야 중 하나입니다. 텍스트나 이미지로 된 교재에 실감형 이미지를 보여주어 교육 효과를 높일 수 있습니다. 박물관에서 유물을 스마트폰으로 비추면 관련된 역사 콘텐츠를 실감나게 볼 수 있고, 인체 구조나 우주의 별자리, 물리/화학적 현상 등 어려운 개념을 시각화하여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합니다.

 

3. 보험업 분야와 AR 기술

AR기술이 교통, 의료,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는 것처럼, 보험 분야에서도 AR 기술의 도입 사례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보험 상품 마케팅, 위험 관리, 보험금 청구 분야에서 AR기술이 활용되며 앞으로도 그 범위가 넓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1) 보험 상품 마케팅 분야

우리나라의 경우 보험 분야에서 다소 복잡하게 느껴질 수 있는 보험 상품의 상세한 내용을 애니메이션을 통해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상품 안내 책자에 투시하는 AR기술 활용 사례가 있습니다.

인도에서는 실시간 날씨 API와 AR을 사용하여 주변의 대기질 지수를 소비자에게 알린 후 적합한 보험을 추천하는 방법으로, 대기 오염이 건강에 미치는 정보를 알리고 건강 위험에 대비한 보험을 선택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사용자 주변의 실시간 대기질 정보제공 , 자료 : mcanvas 공식 홈페이지 보도자료> 

(2) 위험 관리 분야

해수면 상승으로 해안가 도시의 홍수 위험 수준을 보여주는 앱을 통해 해당 지역 주택 소유자가 가상 지형도를 통해 발생할 수 있는 피해를 예상하여 홍수 위험을 인지하고 위험을 경고하며 홍수에 대비하는 보험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사례입니다.

(3) 보험금 청구 분야

재산 손해 등의 보험사고 발생 시 정확한 보상 범위를 파악하기 위해 담당자가 직접 소비자를 방문하여 클레임에 대한 업무를 처리해야 하나, AR기술을 활용하여 소비자의 스마트폰을 통해 손상된 부분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즉각적인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도록 하는 사례입니다.

(4) 예상되는 새로운 분야

AR기술은 5G 통신 인프라 확대와 기기의 발전으로 앞으로 더욱 활용도가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특히 AR은 차별화된 소비자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기업이 자사의 상품과 연계된 AR서비스를 개발 중입니다. 보험 회사와 소비자가 서로 밀접하게 접촉하게 되는 상품 안내, 보험사고 접수 및 보험금 지급 등의 분야에서 AR기술을 적극 활용하게 되면 소비자의 신뢰를 얻고 필요한 서비스를 적시에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 본 글은 KB금융그룹 경영연구소 김도연 연구위원이 제공한 보고서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